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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나는 순간까지 후원사 걱정”…女축구 대부 오규상 회장 별세 ‘추모물결’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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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한국 여자축구의 황금기를 이끈 ‘대부’ 오규상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21~22일 줄을 잇는 추모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축구인은 물론 각계 각층 인사의 발길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오 회장은 최근 지병이 악화, 20일 오후 영면했다. 향년 70세.

경신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오 회장은 1975~1976년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고 1977년엔 국가대표로 뛴 축구인 출신이다. 행정가로도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K리그 울산 현대 부단장, 실업축구 울산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한 데 이어 여자 축구를 대표하는 얼굴로 장기간 활동했다. 2003년 한국여자축구연맹 부회장으로 연을 맺은 뒤 2008년 제5대 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됐다. 최근에도 단독으로 출마해 5선에 성공, 제9대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최대 업적은 2009년 한국 여자 축구가 진화하는 데 텃밭이 된 WK리그 출범이다. 연고지 제도를 정착시키며 지속 발전을 이끌었다. 다른 종목과 비교해서 대중의 관심이 적지만 선수가 축구로만 먹고 살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또 다수 스폰서 확보를 비롯해 스포츠서울과 진행하는 여왕기 등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 유망주 발굴 및 인프라 개선에 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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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선 여자연맹 사무국장은 “최근에도 스폰서 확보에 문제가 생길까봐 ‘절대 자신의 상태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셨다”며 “끝까지 모든 소임을 다하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 허정무 전 대전 이사장, 남녀 A대표팀 수장인 홍명보·신상우 감독, 김승규, 지소연 등 축구인 뿐 아니라 과거 남북교류 활성화 시절 오 회장과 백두산 천지 등반 등을 함께하며 우정을 쌓은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빈소를 찾았다. 엄 대장은 “규상이 형이 이렇게 가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영정 사진 앞에 한참 무릎을 꿇은 채 한탄했다.

정몽규 회장은 이례적으로 장시간 빈소에 머무르며 유족을 위로하고 조문객도 챙겼다. 축구협회 전무이사 시절 오 회장과 여자축구 발전을 두고 여러 정책을 나눈 홍 감독은 “남이 하기 어려운 일을 도맡으면서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이 대단하셨다. 여자 축구계의 큰 별이 졌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아버지인 신두순 전 제일은행 감독을 통해 오래 전부터 오 회장과 알고 지냈다. 그는 “어릴 땐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분이었다”며 “WK리그 등에서 지도자할 땐 오 회장께 칭찬도 듣고, 혼난 적도 있다. 모든 게 진심으로 느껴지더라. 어찌보면 아버지보다 더 든든한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2015 여자월드컵 16강 주역인 전가을(은퇴)은 “내일도 계실 것만 같다. 그만큼 저희 세대에게 오랜 기간 수장이셨고 많은 발전을 끌어내주셨다”며 “선수 생활을 그만두니 오 회장께서 해오신 게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명복을 바랐다.

오 회장의 막내 아들인 오성원 씨는 “아버지는 가족에겐 원망스러울 정도로 축구만 생각하시는 분이었다. 치료받아야 하는데 대회장에 꼭 가셔야 한다고 나가시곤 했다”고 말했다. 축구 전문에이전시인 FS코퍼레이션 직원인 그는 “축구계에서 일해보니 아버지를 더 이해하게 됐다. 정말 훌륭한 열정을 지니신 분이라는 걸 느끼고 배우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축구협회는 오 회장의 장례를 협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영결식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다. 협회는 “오규상 회장이 1990년대부터 협회 이사를 맡아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고, 특히 2009년 WK리그 창설 등 한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기리는 뜻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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