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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가 끝 아니다…전북의 몰락 초래한 ‘책임론’, ‘초보’ 감독과 ‘초보’ 단장에 박지성 고문까지[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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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전북 현대의 ‘몰락’은 인재(人災)다. 초보 단장과 초보 감독 그리고 박지성 고문까지. 이들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전북의 2024시즌은 최악이었다. 시즌 내내 부진했고, 서울 이랜드와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1,2차전 합계 4-2로 승리했지만 2경기 모두 압도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서울 이랜드의 공세에 여러 차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시즌 도중 부임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4월에 자진사퇴하며 전북은 바닥을 쳤다. 이후 고심을 거듭한 결과 감독 대행을 맡은 바 있는 김두현 감독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경험’ 없는 초보 감독이다. 정식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0년 수원 삼성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전북의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김상식 감독이 그만둔 뒤 감독 대행으로 8경기에서 5승2무1패를 거뒀다. 이후 청두 룽청(중국)에서 코치하다 전북의 부름을 받아 감독직을 맡았다.

무엇보다 그는 감독 대행 시절에 보여줬던 전술가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력은 점차 나아지기도 했지만 그의 부임 전과 후 순위는 10위로 같았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승우를 비롯해 전진우, 안드리고, 김태현 등이 보강됐음에도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소방수’로서 구실도 해내지 못했다. 선수단, 구단 내부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문만 파다했다. 위기 관리 측면에서 낙제점이었다.

김 감독은 “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 돌아봤다. 힘들고 많이 배운 시즌이었다.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표현에 있어서 미숙했던 것도 죄송하다.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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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방향성을 정하고 이끈 이도현 단장의 책임도 있다. 이 단장은 지난해 10월 신임 단장으로 취임했다. 당시만 해도 ‘파격’ 인사로 꼽혔다. 이 단장은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에 오래 몸담았고 현대차가 회장사인 대한양궁협회의 기획실장과 사무처장을 거쳤다.

그러나 농구, 양궁과 축구는 전혀 다른 종목이다. 큰 관심을 받는 프로 스포츠고 예산 규모도 아예 다르다. 승강제라는 잔인한 제도까지 존재한다. 성적이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이 단장은 성적보다 마케팅과 유소년 등에 힘을 쏟는다는 얘기가 축구계에 만연했다. 실제 시즌 막바지에 신임 마케팅 팀장을 채용하기도 했다. 또 팀이 강등권이 허덕이는 사이 구단 내 일부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추진해 술렁이게 했다. 모기업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겠으나, 이로 인해 구단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박지성 고문의 ‘책임론’도 불거진다. 지난 2021년 ‘어드바이저’ 직책으로 전북과 인연을 맺은 박 고문은 다음 해부터는 테크니컬 디렉터를 맡아 직접적으로 구단 결정에 관여했다. 김상식 감독이 물러난 뒤 ‘소방수’로 부임한 페트레스쿠 감독은 박 고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지난 4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이 지휘한 동계 훈련이 부족했다는 의견은 꾸준히 지적됐다. 지난해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 왔던 로베르토 디 마테오는 무엇을 했는지, 갑자기 왜 사라졌는지 알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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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고문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지난 8월 테크니컬 디렉터에서 고문으로 직책을 바꿨다. 사실상 2선으로 물러난 셈이다. 이후 그는 전북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기도 했으나, 전북의 부진과 위기에 입을 연 적은 없다.

다만 그는 최근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감사가 이어지자 쓴소리를 내뱉었는데, 축구계에서 박지성을 향한 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한 관계자는 “구단의 업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박 고문이 한국 축구의 최고 기관인 대한축구협회에서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고문은 전북이 위기에 빠진 사이 축구 예능 프로그램 ‘슈팅스타’에 단장으로 출연하고 있다.

전북은 승강 PO가 끝난 뒤 전광판과 공식 채널을 통해 “어느 때보다 큰 기대와 희망 속에 시작한 시즌이었으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많은 한 해였다. 이 아픔과 시련 또한 우리의 역사임을 잊지 않고 지금의 상처를 교훈 삼아 더 크게 성장하는 시간으로 만들겠다. 2025시즌에는 전북의 명성에 걸맞은 팀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승강 PO가 끝난 뒤 전북 팬이 내건 ‘철근 빠진 부실 프런트’라는 내용의 걸개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불어 프로스포츠에서 최고의 마케팅은 성적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이 문제인지 인지하지 못한다면 2025년의 전북은 같은 문제를 겪을지도 모른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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