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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도 했는데 ‘사격황제’는 퇴장…스포츠계 침묵할 수밖에 없는 이유[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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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진종오(45)는 한때 ‘사격 황제’로 불렸다. 한국 올림픽 사상 최초로 3연속대회 금메달을 따내는 등 사격 국가대표로 세계를 호령한 명사수였다.

진종오는 ‘바른 말 하는 체육인’으로도 유명했다. 불의에 순응하지 않는 영웅적인 언사에 국민은 ‘황제’로 추앙했다.

훗날 사과했지만 도쿄올림픽 직후 이란의 자바드 포루기로가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두고 “테러리스트가 1위를 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일어났다.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준비를 잘못한 것 같다”고 돌직구를 날린 일은 여전히 회자된다.

물론 징병제인 이란의 복무규정이나 포루기가 의무병으로 복무한 점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지 않아 논란이 되긴 했지만 “할 말은 하는 체육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바른 말 하는 강직한 이미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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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진종오가 국회 뱃지를 달고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됐다. 그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한다. 비상계엄령 선포는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중차대한 과오다. 대통령에게 위헌성과 부당함을 강하게 지적했다. 사태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을 국민께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더니 탄핵소추안 투표 때는 소속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을 떠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당론에 따라 반대표를 행사한 뒤 눈물을 흘린 변호사출신의 또다른 초선의원과 극명하게 대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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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황제’ 때는 진종오의 언행에 체육계 논평이 곧잘 나왔다. 그러나 ‘진종오 의원’의 행동에는 체육계 논평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진 의원을 향한 목소리만이 아니다. 영화·연예·가요 등 대중문화계 종사자들이 연대 또는 개인자격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과 달리 스포츠계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스포츠계 한 인사는 “절반은 재계, 나머지는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스포츠계 현실 때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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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는 이기흥 회장의 연임시도를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사실상 전면전 중이다. 문체부는 예결산권을 가졌으니, 체육회 산하 단체장들은 입도 뻥끗 못하는 처지다.

단체장이 침묵하는데 휘하에 있는 직원이나 선수가 섣불리 나섰다가는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 유니폼을 벗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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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예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단체는 대기업을 수장으로 두고 있다. 프로야구를 포함한 프로스포츠 구단도 마찬가지다.

재계에서 정권에 관해 입을 놀리면 그 끝은 정해져있다. 여야를 떠나 정권에 밉보여 존폐를 걱정하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어떤 ‘간 큰 스포츠인’이 나랏일에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댈 수 있을까.

따지고보면, 한국 스포츠는 처음부터 정치와 떼려와 뗄 수 없는 종속 관계였다. 스포츠계가 유구무언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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