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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월드컵’서 제2의 박항서 신화 노린다…김상식 감독, “베트남 국가 다 외웠다, 신태용 감독님과 선의의 경쟁할 것”[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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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경주=정다워 기자]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김상식 감독이 ‘제2의 박항서 신화’에 도전한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9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라오스와 2024 아세안 챔피언십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아세안 챔피언십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미츠비시컵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남아시아 10팀이 참가해 2년에 한 번 자웅을 겨루는 대회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강팀들 사이에서는 가장 큰 무대다.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등에서는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운 팀들이라 동남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대회를 앞두고 베트남은 경주에서 담금질을 했다. 지난 11월 입국해 약 열흘간 훈련하며 몸을 만들었다. 국내 팀과의 연습경기도 실시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26일 경주에서 만난 김 감독은 “아직 선수들의 몸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아 체력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라면서 “베트남 리그는 실제 플레잉 타임이 K리그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래서 선수들이 실제로 뛸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하다. 국제 대회에서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더 높은 수준의 체력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5월 베트남 사령탑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 부임으로 부임했던 필립 트루시에 감독 체제에서 베트남은 큰 상처를 입었다. 아시안컵 3전 전패,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부진했다. 그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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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과정이라 팀이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내가 잘하는 게 선수들과 호흡하고 마음을 다잡는 일 아니겠나.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함께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 베트남어로도 몇 마디 해본다”라며 웃었다.

실제로 김 감독은 A매치에서 베트남 국가를 불러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은 “베트남어가 사실 진짜 어렵다. 배우기는 쉽지 않다. 대신 국가를 한국어로 써 외워 불렀다. 선수들도 그렇고 베트남에서는 그걸 참 인상적으로 본 것 같다. 외국 감독으로서 나라와 팀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며 웃었다. 꽤 정확한 발음과 멜로디로 국가 한 소절을 부르기도 했다.

박 감독의 존재는 김 감독에게도 큰 힘이 된다. 그는 “계속 조언해주신다. 뒤에서 열심히 후원도 해주시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덕분에 든든하고 편안하다. 박 감독님 위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지도자 간의 싸움이 벌어진다. 베트남의 첫 상대인 라오스는 하혁준 감독이 끌고 있다. 같은 조의 인도네시아에는 신태용 감독이 있다. 세 팀은 필리핀, 미얀마와 함께 B조에 속했다. 베트남은 15일 인도네시아와 대결을 벌인다.

김 감독은 최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신 감독을 만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성남 일화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혼혈, 귀화 선수를 앞세워 동남아시아 상위권에 정착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유럽 리그 소속 선수들이 참가할 수 없어 어린 선수들 위주로 나서게 된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한국 감독님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따르기도 한다”라면서 “그래도 자존심 싸움이 있지 않겠나. 신 감독님과도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우리도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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